[기갑] 기동간 사격과 헌터 킬러 시스템에 대해

전차전을 벌일 때 상대방 전차를 목표로 사격한 후에는 타겟이 되는 전차쪽에서도 이쪽을 조준하고 있거나 또다른 전차가 본인이 타고 있는 전차를 목표로 사격준비를 하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같은 자리에서 계속 사격을 하게 되면 그만큼 죽을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이 부족한 전차의 성능(파괴력과 허술한 방어력)을 만회하고자 전차 차체가 들어가는 참호를 파고 포탑만을 드러낸 이른 바 '덕 인'전술을 사용한 바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적 전차에게 폭로되는 면적이 포탑정도만으로 극히 작아지기 때문에 아주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이는 2차 대전 당시 북아프리카에서 롬멜의 아프리카 군단을 엘 알라메인에서 몽고메리가 격퇴할 때 그리고 쿠르스크 전투에서 독일군을 격퇴할 때 소련군이 아주 잘 써먹었던 전술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라크군 전차의 세대가 미군 M1/M1A1전차보다 너무 뒤떨어졌고....미군의 압도적인 FCS의 명중률 앞에 이런 '덕 인' 전술도 무용지물이 되었죠. 하지만 어짜피 이라크군의 대부분의 전차는 기동사격전을 했더라도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이 전술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각설하고 전차라는 것은 1차 대전에서 등장했지만 이당시의 전차는 기술적으로 보병지원 이상의 물건이 아니였고 전차끼리의 전차전이라는 것도 거의 드문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2차 대전에서 독일이 새로운 전차운용 개념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주면서 전차의 개발개념과 제작기술등에서도 일대 혁신이 이루어지는데 이중 중요한 것 두가지가 토숀 바라고 불리우는 서스펜션(현가장치)과 주포 안정화 장치입니다.

전차가 험지를 기동할 때 위 사진처럼 쿠션을 먹게 됩니다.(사진은 킹 타이거의 모형)

서스펜션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전차가 험지를 달리는 동안 덜그럭 거리면서 흔들리게 되면 승무원의 승차감도 나쁘고 작업(이를테면 장전)이 불편하고 주포의 안정에 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차의 로드휠(주행륜)의 바퀴다리등에 적용하는 완충 기술로서 스프링식 크리스티식 토숀 바(비틀림막대)방식등이 있는데 이중에서 토숀 바가 비교적 가장 우수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고 현재의 거의 모든 전차들이 이 토숀 바 방식을 사용합니다.(최근에는 더 우수한 유기압 방식을 사용) 2차 대전의 초반에는 여러 가지 난잡한 현가장치들이 사용되었지만 대전말에는 거의 토숀 바 방식으로 통합되는 양상을 보였죠. 독일의 경우도 2호 D형이나 3호 E형부터 토숀 바 방식이 사용되어서 상당한 호평을 받은 바 있고...4호는 변칙적으로 스프링 방식이 쓰였지만 유명한 판터 티이거등이 모두 토숀 바 방식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토숀 바는 기술적으로 아직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는 편이었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보기는 힘든 수준이였습니다.

이밖에도 주포 안정화 장치등도 당시는 컴퓨터나 제어공학등이 전무하던 시절로 수동으로 모든 것을 움직이던 시절이기 때문에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것이 장비되어 있었죠. 주포의 안정화 장치는 요즈음에 사용되는 최신 3세대 전차의 경우 2축을 안정화 시킵니다. 포가 상하로 격심하게 흔들리지 못하게 수직안정화 장치로 포가 위아래로 항시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도록 전기 유압 피스톤등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좌우로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도 수평 안정화 장치로 보정을 해 줍니다. 이를 2축 안정화 장치라고 합니다.(2-axis-stabilizer) 하지만 2차 대전에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주포 안정화 장치가 요즘처럼 뛰어나지를 못했습니다.

티이거-1 전차의 내부모습입니다. 원시적인 스테이빌라이저(주포 안정장치)가 보입니다.

때문에 2차 대전의 전차들은 움직이면서 포를 쏠 수 없는 것이 아니라(일부 무리하게 대구경 화포를 장비한 차량의 경우에는 그럴 경우 포탑에 무리가 가거나 떨어져 나갈 수도 있겠지만) 포를 쏴봐야 명중하지를 못하기 때문에 기동성을 포기하고 쏘는 동안에는 정지해서 최대의 명중률을 얻고 사격후 이동하는 방식을 취한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슈퍼 에이스 포수들의 경우에는 '전차포 사격술의 꽃'이라고 해서 비교적 험지가 아닌 도로상을 균일한 속도로 이동하면서 포수의 감각에 의지해 자신의 차량의 이동속도에 적 전차의 이동속도를 고려한(군대용어로 리드 적용) 기동간 사격을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유명한 빌레르 보카주 전투에서 비트만의 티이거-1이 기동간 사격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죠. 하지만 당시의 기동간 사격이라는 것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행해지는 수준이었고....이를 엄밀한 의미의 기동간 사격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후 2차 대전이 끝나고 1세대 전차, 2세대 전차들이 등장했지만 기본적으로 기동간 사격은 불가능했습니다. 2차 대전 이후에 비해서 성능이 조금씩 우수해졌을뿐 전반적으로 기술적으로 크게 변한 것(?)이 없었기 때문인데....3세대 전차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기동간 사격이라는 개념이 자리잡게 됩니다.

즉 극도로 발전한 서스펜션은 MBT가 험지를 50~60키로로 내달리는 동안에도 50~60톤에 가까운 중량의 충격을 받아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고(2차 대전의 타이거 전차는 그 느려터진 속도에도 서스펜션이 주저앉아 버리는 일이 다발했다고 하죠)....기동성도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으며 컴퓨터기술 자동 제어기술등의 발전으로 주포 안정화 장치에 의해서 전차가 바야흐로 기동간에도 주포가 극히 안정화 되고 포수가 아닌 컴퓨터에 의해 리드를 적용하고 것 등이 가능해 졌습니다. 때문에 요즘 3세대 전차의 기동 모습을 보면 전차가 극심한 기동을 하는 동안에도 주포는 항상 같은 각도를 지양하고...포탑이 미세하게 자동회전하면서 같은 위치를 지양하는 것을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교적 고른 노상을 기동하면서 적의 피탄을 피하는 개념으로서의 개념이지 마구 흔들리는 지형을 이동하면서 사격을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3세대 전차도 당연히 정지간 사격이 명중률이 높고....사격차량이 기동하면서 정지목표를 사격하는 것은 명중률이 다소 떨어지며...기동하면서 기동목표를 사격할 경우에는 더욱 떨어집니다...명중률 %수치등이 대외적으로 공표되어 있지만 ....상당히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여지며...실제 전시에는 그 수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되어 수치첨부는 하지 않습니다.

또한가지.....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일본 90식 전차의 경우는 타겟으로 지정한 목표가 건물이나 지형장애물 뒤로 사라진뒤에 등속도 이동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다시 나타나는 시점에서 예측사격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되어(?)지기도 합니다. (마치 MS08소대에서 노리스의 그프 커스텀이 떨어지는 낙하를 예측해서 샌더스 중사가 육전형 건담으로 예측사격을 하듯?? 영화같은 일??)....뭐 이것은 논란의 여지도 많고...목표가 등속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말짱 황이지만....여하간 그정도로 요즘의 기술발전이 이루어 졌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2차 대전이래 2세대 전차들이 기동간 사격을 하지 않고 정지한후 사격하는 것은 기술적 한계로 기동간시 사격을 해봐야 맞지 않기 때문이며 자신의 생존성을 다소 희생하고더라도 확실한 명중률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3세대 이후의 전차끼리는 사실상 유효 사거리 내에서 맞으면 격파되고 보병의 대전차 화기의 발전으로...기동간 사격이 매우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p.s 헌터/킬러 시스템이라는 것은 전차장이 헌터(사냥을 하고) 포수는 킬러(포수 조준경 안에 들어온 목표를 헤치운다)는 개념으로 2차 대전의 독일군 전차가 T-34/76보다 성능이 떨어졌음에도 압도한 이유로 지목되는 것입니다. (즉 1:1의 전투가 아니라 입체적인 지형에서의 무리대 무리 집단 전차전에서 독일 전차는 전차장이 자신의 전차의 최대 위협이 되는 목표를 360큐포라를 쳐다보면서 찾고 포수는 포수 조준경만 처다보기 때문에 포탑 정면만 볼 수가 있어 시야가 매우 제약됩니다.) 독일 전차는 3호~4호 전차의 경우 포탑에 3명이 탑승해서 포수와 장전수 전차장의 역할이 철저히 분담되어 있었죠. 하지만 T34/76까지 소련전차는 포탑에 2명이 탑승해서 차장은 전차장과 장전수를 겸했습니다. 당연히 난전이 되면 차장은 포탄 장전하기에도 벅차고 관측은 불가능....포수가 전차전을 전담하는데 시야가 제한된 포수가 전차전을 전담해서는 숫자가 많아도 제대로 전투를 할수가 없었고....후일 T-34/85가 나와서 승무원이 3명이 되기까지 소련이 고전한 주된 이유로 지목됩니다. 바로 이런 개념 자체가(이걸 더욱 발전 시킨 것이) 헌터 킬러 개념입니다.



즉 3세대 이후의 전차는 포수 조준경 말고도 차장의 조준경도 포수조준경 못지않게 강화되고 제어시스템적으로 유기적으로 연동시켜 이를테면 이쪽을 보지 못한 A라는 목표를 포수가 사격하기 위해 조준중에 차장이 이쪽을 조준중인 B라는 전차를 발견했다면 포수의 조준을 강제 해제하고 차장이 B라는 목표로 강제로 이동시키는 등의 조치....혹은 A를 처치한후 바로 포탑이 자동 회전해서 B라는 목표가 포수의 조준경에 들어가도록 이동하는 등...의 개념이 헌터 킬러...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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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wangaetow | 2004/07/12 00:19 | 네이버 이전완료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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